글쓴이 : SOONDORI
고민할 것도 없이, 불과 몇만 원이면 인터넷에서 훌륭한 전원 모듈을 살 수 있는 세상이다. 품질 좋고 내구성도 좋고… 그런데 SMPS 방식이라는 게 늘 꺼림직하다.
그런 보수적인 골수 빈티지 마인드에서 바라보면, 일본 메트로닉 브랜드의 리니어 방식 전원 모듈은… 마냥 좋음.
32V~50V, 0.4A.
컬러의 조합에 예술 작품 같은 느낌까지.
(표제부 사진 포함 출처 : https://www.dirwings.shop/shopdetail/000000001377/)
의료 분야에서는 전원 품질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브랜드명 메트로닉스가 Medical + Electronics의 조합어 같기도 하고, 일본 Kikusui 등의 특수 브랜드명 같기도 하고, 독일 브랜드의 일본 내 제작 사례 같기도 하고.
(▲ 좌에서부터 순서대로 572C(70V), 5244A(350V), 524B(18V) 출처 https://aucview.com/yahoo/561057352/)
(▲ 직관적이고 미려한 디자인의 DMD18-1.5 Dual Tracking 전원 공급 장치. 모델명 그대로 0~18V/1.5A. 출처 : https://store.shopping.yahoo.co.jp/dirwings/03767-0039.html#)
진공관식 제품이 있는 것을 보면 꽤 오래전부터 활동한 것 같은, 그리고 전면에 Tokyo Japan을 강조 표기하던 이 일본 브랜드는 진작에 사라진 모양이다. 그게 아니면 사업 부문 철수이거나 업종 전환일까? 높은 구현 수준을 보면 현재까지도 영속할 것 같은데… 분명히 사연이 있음.
주제가 주제이니까 몇 줄 더.
매사 시니컬한 자가 선형 전원/리니어 전원을 SMPS 전원보다 우위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 편하고 좋은 것, 일반적인 것을 절대로 쫓아가지 않는 무의식적 골수 빈티지 마인드 때문에.
○ 고즈넉한 아날로그 방식에 대한 무한의 친밀감 때문에.
○ 리니어 전원은 열심히 뭘 했다가 직후 뭔가를 죽어라고 삭제하는 SMPS의 엉뚱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즉, 발진 회로를 쓰지 않는다는 원초적 강점이 있다. 예시로서, SMPS Power로 움직이는 사무실 컴퓨터를 켜면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시계 라디오의 FM 방송은 즉시 엉망이 된다. “뭐여~ 시방”
○ SMPS의 동작 논리는 오디오용으로는 꽝! 반응이 느림. 산업용으로 보는 게 합당하다는 생각이고… 그래서 왈, “중량 감소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전기 자동차에나 쓰라고 하세요!”
○ 일 때문에 종종 쓰게 되는, 철망 안에 들어있는 SMPS 모듈은… 구조가 복잡하여 전자장치는 구조가 단순한 게 최상, 최적이라는 지론에 반한다.
○ 에너지 효율? 물론, 지구 환경 보호는 매우 중요하다. 다만 전기 히터도 아닌, 가끔 쓰는 오디오에서 무슨… 별 관심이 없고 값싸게 쥐어짜듯 최대 출력을 뽑아내는 것은 이유 없이 싫다.
○ 장치 형상에 있어서는 손맛 우선주의. 그러니까 더 빈티지 세상으로 가려고 하는데 그 세상에는 원래 SMPS가 없었음.
○ 리니어 전원 장치는 비교적 구조가 간단하여 어떻게든 고칠 수 있다.
○ 누구나 리니어 전원만의 강점은 알고 있지만, 가격과 무게와 체적과 대체성 등 여러 가지 경제적 변수에 의해 SMPS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 집이고 사무실이고 여기고 저기고… 온갖 곳에 SMPS가. 눈을 돌려도, 고개를 돌려도… 그 SMPS 세상에서 탈출하기 어렵다. 그러다가 빠르게 도끼질하는 그 미세 전자기파의 중복 때문에 1년쯤 빨리 죽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 리니어 전원 장치는 보통, 사람이 On/Off 하지만 SMPS 장치는 알게 모르게 365일 돌아가는 것이 대부분. “전원 버튼을 눌러서 기기를 꺼도 갸~는 살아 있습니더~”
이렇게 적고 보면, “리니어 방식이 SMPS보다 좋다”는 주장의 속내는 “하루 종일 발진하는 SMPS가 싫다”가 된다.
그리하여,
기술 발전에 의해 초래된 빈 공간을 채우려고… 오디오를 만든 것인지 SMPS 전원 장치를 만든 것인지 아리송하게, 커어~다란 SMPS 보드로 내부 공간의 절반 이상을 도배한 어쩌고 저쩌고 브랜드 오디오는… 정말로 별~로.
양과 면적의 배분 관점에서 지나치게 어색하고 가끔은 마냥 게으른 설계라는 생각까지 한다. 따지고 보면 편하고 쉬운 길로 가서 최대한 싸게 만들고 최대한의 이문을 확보하자는 의도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