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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지 문자 전송 장치, 텔레타이프

글쓴이 : SOONDORI

원격지에서 보낸 텍스트 정보를 인쇄하거나 어떤 텍스트를 다른 곳으로 보내는 장치, Tele-Typewriter 또는 Tele-Printer. 줄임말 Teletype 또는 더 줄임말 TTY.

신입 직원 1년 차 시절. 문과 창문이 있는 격리 공간, <TT 실>에는 타자기처럼 생긴 장치를 전담하여 조작하던 여직원이 있었다. 365일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서 본사 전통문을 받고 또, “그러면 퇴근은 일찍 했을까? 가끔 뭘 놓쳐서 혼나던데?” 아무려나 마음만큼은 심하게 착했던 것으로 기억하는… 그 장치 옆에 NEC PC-9801 컴퓨터가 놓여있었던 것이고.

* 관련 글 : NEC PC-9801 컴퓨터 그리고 기억하는 것

기억 속 형태가 너무 아삼삼한데… 대략 아래 DECwriter와 비슷한 것으로 해둠. 일제든, 미제든, 자판 영역이 펑퍼짐했다는 쪼가리 기억이 있으니까.

(▲ DEC LA36 DECwriter II 터미널. 출처 : https://www.columbia.edu/cu/…computinghistory/la36.html)

구체적으로 A, B, C, D와 가, 나, 다, 라를 어떻게 주고받았던 것일까?

1) 공중 전화 망을 쓴다. 1981년, 체신부의 어떤 사업 부문이 한국전기통신공사로 떨어져나왔다가 2002년에 KT가 되었으니… ‘통신공사’ 시절의 아날로그 유료 네크워크 사용.

2) 송신 장치의 모뎀 모듈이 지정 국번, 유선망에 디지털 정보를 흘리고 수신 장치가 그것을 복원. 예시된 1981년형 DEC LA36 시스템의 경우, 최고 스피드가 300bps이다. NEC 또는 다른 제작사의 모델로서, 더 빠른 게 쓰였을지도 모름.

3) 1바이트, 1바이트, 1바이트… 일련의 문자를 받고 임팩트 프린터로 찍기.

4) 어떤 상황에서는, 전담 관리자가 키보드로 글자를 찍어 전송하기. (기억 속 <TT 실>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 오로지 수신)

5) 참고로 LA36 시스템은, 로컬에서 Node 개념을 적용하고 여러 대 묶을 때 4~20mA Current Loop/HART(Highway Addressable Remote Transducer Protocol) 통신도 가능했던 모양이다. 1200bps까지 가능하니까 유용했을 듯.

국내 본사 대 지사, 지점 대 지점의 공문이나 전통문 교환은 그러려니 하는데… 이런 느리고 구식인 50프로짜리 디지털 장비로 바다 건너 미쿡의 누구와 대화하며 빈티지 오디오를 만들고 빈티지 PC를 만들었다는 게…

(출처 : https://www.newspapers.com/article/chicago-tribune-decwriterii-iv-teleprint/35560504/)

고즈넉이 바라보면, 신기하면서도 소중했던 시절이다.

[ 관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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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가지 떠오르는 대로 더 적어두기.

1) 명함 속 비즈니스 통신 수단에 관하여,

어느 날은 문자 중심 TT 번호 → 그다음 날은 모든 것을 그림으로 처리하는 유선 FAX 번호 → 그다음 날의 그다음 날은 PC 모뎀 기반 팩스 번호 → 며칠 후에는 서버 기반 인터넷 팩스 번호 → 요즘에는 메신저나 이메일의 PDF로 대체 또는 “쌓이는 스팸만 한 달에 A4 한 권이여~” 흔히 생략한다. 기술 트렌드도 그렇게 변해가고 있음. 단, 고리타분한 관공서와 일본은 아니다.

2) 은행에서 ‘해외 T/T 송금’ 할 때의 ‘T/T’가 텔레타이프의 TT? “전신환(Telegraphic, 모스 부호 시절에 정립된 송금 정보 기표 용지)을 Transfer 한다”는 뜻으로 풀어쓰기의 의미가 다르다.

3) 텔렉스(Telex, Tele-Writer/Printer Exchange 또는 Teletype Exchange)는 공중망과 격리된 전용망을 쓰는 서비스 상품명. 기능만으로는 입력이 삭제된, 간단하게는 문자만 수신하는 문자 수신전용 FAX와 같음. 물론, 누군가는 저 멀리에서 정보 입력을 해야 하고. 그게 지금도 헷갈리는 포인트.

4) 데이터 전송/수신은 시리얼 통신의 머시기와 같음. 어제 깔은 TeraTerm 등 PC 터미널 프로그램에서 여전히 TTY 모드가 언급되는 것은 옛 시절의 기술 기준이 주는 압박이 상당히 심하기 때문이다.

“테레비~존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의 텔레, 쭉쭉 늘어나고 줄어드는 빈티지 라디오 부착 텔레스코픽 안테나의 텔레, 채팅앱 텔레그램의 텔레, 심지어 귀여운 텔레토비의 텔레까지? 머리에 TV 안테나를 꽂았으니… 그 무엇이 저 무엇이든, ‘Tele’는 너~무 친숙해서 좋다. 게슴츠레 눈 뜬 사람이 우산을 든 것 같은 문자들의 형상이.

○ 다음은 TT 실에 있던 것과는 형태가 완전히 다르지만, 기능은 똑같은, 1976년에 소개된 Simens T-1000의 동작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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