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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산업 및 사회의 악성 구조와 전기 자동차

글쓴이 : SOONDORI

지인들이 가끔씩 묻기를, “이번에 전기차로 살까 싶은데… 의견은?” 그때마다 답변은, “10년쯤 혹은 20년쯤 더 있다가 사는 게 어떨까?”

그런 시니컬한 태도의 이유는,

1) 51% 비중으로 또는 점점 더, 전기자동차는 IT 세상에 속한다.

IT 세상은 의도를 가진 누구 내지 어떤 집단에 의해서 키워드가 제시되는 묘한 속성이 있다. 예를 들어, ‘4차 산업혁명’이 나오더니 어느 순간 싹 사라지고, 잠시 후 ‘AI’가 제시되더니 모든 게 와르르~ 그쪽으로. AI와 미래 전망 등 유료 인터넷 강의나 AI 중심 투자 강의와 같은 소소한 사례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산업적, 사업적, 투자적, 심정적 쏠림현상이 생기면서 어떤 집단은 큰돈을 벌게 됨. “안철수가 4차 산업혁명 먹튀족중 한 명일 것인데?” 가끔은, 정말 그들이 정말 미래를 내다보고 그렇게 떠드는 것일까 하는, 삐딱한 시선을 멈출 수 없다. 아마, 내일모레면 또 다른 IT 키워드가 제시될 것.

“탕후르처럼, 대만 카스텔라처럼, 역시 장사는 유행입니더~”

2) 아직은 천하장사 배터리가 없다.

충전식 드릴은 발에 밟힐 정도. 그런데, 항상 배터리가 문제이다. 자동차 배터리는 뭐가 다를까? 자동차 배터리 재생으로, 신품 교체비 3,000만 원을 1,500만 원 수준으로 낮추어서 소비자도 좋고 사업자도 좋은 거래를 의도한다는, 폐배터리 재생 사업에 몰두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선견지명은 맞지만, 아직은 그럴 만한 시장이 아니다. 다른 말로 하면, 당장의 보조금 받고 전기자동차를 사는 것까지는 좋은데, 재생배터리에 1500만 원을 지불하면서, 한껏 20년을 모는 사례는 절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안에는.

3) 충전소가 없다.

충전소는 공공 인프라의 성격이 짙은데, 예산 집행의 평등성을 생각해야 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태도가 아무래도? 국내는 물론 유럽도 그렇고… 이 난제 이슈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없음.

아무튼, 전기자동차 세상의 현재 위치는 딱 그런 정도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구 온난화 문제, 글로벌 RE-100 규제 등 거시적 트렌드에 발맞추는 어떤 경로를 미리 선택하는 것은 꼭 필요하고. 보수적인 의견을 낸 후 앞을 바라보는 게 맞다고 하니까, 뭔가 앞/뒤가 안 맞는 처지가 되어 버렸는데… 국내 자동차 제작사가 죽어라고 전기자동차를 만들고, 한쪽에서는 수소자동차에도 몰입하고, 어떤 소비자 집단은 ‘충전소 찾아 삼만리’를 각오하며 전기자동차를 구입하고… 그런 모순된 현상은 모두 과도기적 이벤트로 간주. 뒤죽박죽인, 그래서 모순일 수밖에 없는 현재.

뭐… 국내는 그런 정도인데,

잘나가던 일본 자동차 업계는 강산아~ 세월아~ 네월아~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리하여 일본 자동차 세상이 대한민국 내지 글로벌 자동차 세상에서 뒤쪽에 있음.

* URL : https://www3.nhk.or.jp/nhkworld/ko/news/backstories/2818/

WHY?

2023년 11월의 NHK 기사에서, 왜 일본이 전기자동차 시장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지에 대한, 이토추 종합연구소 후카오 산시로 수석 연구원의 진단은 꽤 명쾌하다. 딴에는.

요약하자면,

1) “…일본 자동차 제조사는 보수적이고 점진적으로 접근합니다… 엔진은 일본 기업뿐 아니라 다른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의 주된 강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배터리로 움직이는 전기차는 엔진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2) “… 다른 문제는 공급입니다. 일본 기업은 필요한 광물 자원을 입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3) “… 궁극적으로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의해 주도될 수 있는 EV 비즈니스의 특성입니다…”

그분 말씀을 삐딱하게 해석하자면,

1)은, 기계 산업 분야를 붕괴시킬 수 없다는 국가적 난처함은 있을 것인데… 그럼에도 고용 유지를 우선하는 집단적 행동에 귀인하는 것은 넌센스이다. 일본 사회가 그냥 정저지와의 늪에 갖혀 있기 때문인데? 사람은 늙고, 정치 구조 개선이 없으니 산업이 그렇고 기업도 그렇고, SONY의 혁신은 진작에 사라졌고. 녹만 잔뜩, 철강 단지 같은.

2)는, 고효율 모터를 만드는데 필수인 희토류 확보 문제. 중국이 모든 것을 꿀꺽하겠다는 심산인지라… “누구는 안 그런가?” 대한민국도 마찬가지. 그래서 특별히 언급할 사유가 될 수 없음.

3)은… 사실, 이 항목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 싶다. 오디오는 물론, 가정용 기기에서조차 소프트웨어가 엉망인 이유이기도 한… 역시, 일본인은 손에 잡히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대략 난감하다. 빈티지 오디오 극상기의 멋진 일본 제품이, 마이크로컨트롤러와 고수준 소프트웨어가 우선인 제품이어야 했다면, 일본은 그냥 마구 찍어내는 공장 국가 정도에 머물렀을 것. 시간이 흘러 무형 음원, 무형 스트리밍, 무형 소프트웨어 등이 자연스레 득세하면서, 자연스럽게 일본이 정저지와의 늪에 갖히게 되었던… 일본은 예나제나 거기 그대로 있었는데, 주위 환경이 바뀌면서 그렇게 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딱히, 다른 이유는 없음.

MSX와 NEC PC, IBM PC와 소프트웨어 등 과거 사례를 보면 논리가 딱 맞아 떨어진다.

4) 추가로… NHK 글 중에는,

“… 이러한 암울한 상황이 일본 최고의 자동차 회사에게는 불안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일본 회사들이 배터리로 움직이는 자동차 분야의 선두주자였다는 점을 생각해 보세요. 2010년, 닛산은 세계 최초로 전기차를 대량 출시했고, 세계를 석권하는 또 다른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확신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몇 년간의 전개는 달랐습니다…”

라고 한다. 그러면서 ‘상황 반전의 사례’로서 표제부 사진과 같은 HONDA의 교체형 배터리팩 시스템을 거론하였는데… 글쎼요? 그런 것은 그냥 응용 솔루션으로 큰 가치가 없음. 누구나 만들 수 있다. 기사 주제나 취지에도 안 맞고.

현실과 다른 관제 보도 연상.

그러면… 일본의 탈출구는?

DNA 내재된 본원적 속성이 모든 것에 투영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제거될 때까지는 “업스무니다~!”

그래서, 몇 년 내 대한민국의 역량과 기술을 완전히 주저앉혀야 정저지와 표 기술이 더 팔린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또는 다시금 1980년대의 상/하 관계를 꿈꾸는 게 아닐까 하는 격한 상상까지 해 보았으며…

너무 심한가? 그래서 삐딱한 시선을 반대로 돌려 보면,

일본보다 무형 소프트웨어를 쪼~금 더 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게 없는 나라, 아무리 봐도 IT 강국이 아닌데 자꾸 IT 강국이라고 하는 나라, 게다가 목하 R&D 세상이 쑥대밭. R&D의 계속성과 관성을 생각할 때 순식간에 10년을 후퇴시킨 나라, 연구원이 탈출하는 나라, 그래서 일본이 쾌재를 부를 나라, 이태원 참사 현장에 듣보잡 일본 땡추를 어여~ 들어가시라고 한 나라, “난 없어요. DIOR”가 쉽게 이해되는 나라, 소비자가 독과점 폐해 속에서 허우적거리는데 소비자조차 그렇지 않은 척하는 나라, “역시 자동차는 WIFI로 동영상 보면서 조립하는 게 제 맛이야”의 기업적 철학이 준수되는… 그런 나라, 고속 광 백본망이 유통과 히히덕거림에 소비되는 나라, “그 물건은 언제까지 나오려나?” 중소기업 레벨 제조가 사라지고 있는 나라, 무한대의 극렬함 속 집단적인 행동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그것을 트리거 할 주제가 마땅치 않은 나라.

한쪽이 확실히 우월해야 평화가 찾아오는 한-일 관계에서, 이쪽도 마땅히 남 이야기할 상황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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